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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시
시원한 여름 나기: 서화 속의 여름 이미지


전시개요

고상하고 아취 있는 활동으로 더위를 식히며 여름날을 보내는 것을 ‘소하(銷夏)’ 또는 ‘소하(消夏)’라고도 합니다. 현대인은 에어컨이나 차가운 음식으로 더위를 식히지만, 아직 전기가 발명되지 않았던 시대에 옛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기나긴 여름을 보냈을까요?

이번 전시는 ‘음식, 옷차림, 생활 공간, 이동, 배움과 놀이’ 등 다양한 측면을 통해 옛사람들의 풍부하고 다채로운 여름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또한 오감을 열어 화면 속 단오 약초의 맑은 향기, 용선 경주의 떠들썩한 열기, 여지와 과일의 달콤한 맛, 얼음과 물가가 전하는 서늘함 그리고 베옷과 돗자리의 촉감까지 함께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더위를 식히는 도구를 넘어―부채의 모든 것

부채는 옛사람들에게 더위를 식혀 주는 최고의 도구이자 여름철 중요한 패션 소품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부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은 그림 속에 등장하고, 어떤 것은 시로 남겨지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실제 부채를 다시 장황하여 감상용 화첩으로 새롭게 꾸며졌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찾아보셨나요?

부채는 서화 창작의 중요한 매체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 기획 및 교육홍보팀이 국립 쟈이(嘉義) 고등학교, 쟈이현 다지(大吉) 중학교와 협력하여 학생들이 전통 부채 위에 현대 생활 속의 ‘소하도(銷夏圖)’를 그리도록 하고 옛사람들을 본받아 부채 면에 시를 적게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옛날과 오늘날의 더위 나기 방식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주는 한편 부채가 실용성과 심미성을 함께 지닌 특색을 드러내고자 하였습니다.

 
관련 정보
  • 행사일시 상설전시
  • 위치 2F S203
평원산방법첩(平遠山房法帖) (1) 서첩
명 문징명(文徵明)이 쓴 여름 밤 오언시
이 시는 ‘명사대가’ 가운데 한 사람인 문징명(文徵明, 1470–1559)이 1543년 여름 ‘남민선생(南岷先生)’을 위해 기록한 옛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는 한여름의 무덥고 습한 날씨를 주제로 하여 길게 이어지는 낮과 밤에도 잠들지 못하는 상황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짙은 나무 그늘과 대자리, 비단 부채로도 더위를 식히기 어려운 모습을 통해 혹서의 생생한 느낌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원망과 탄식에 머물지 않고 농사일에 시선을 돌려 강렬한 햇볕이 작물의 성장에는 유리하여 농부들에게는 반가운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이어 날씨가 백성의 삶에 이롭다는 점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무더위 속에서도 개인의 신체적 감각을 넘어서는 문인의 도덕적 경지를 보여줍니다. 이 작품의 서풍은 서성 왕희지(王羲之, 303–361) 부자의 유풍을 이어받고 있으며 1802년에 간행된 『평원산방법첩』에 수록되었습니다.
삼희당법첩(三希堂法帖)(19) 서첩
원 조맹부(趙孟頫) 둥근 부채 부(賦)
환선(紈扇)은 일반적으로, 비단으로 만든 둥근 부채를 가리킵니다. 이 글은 원나라의 정치가이자 서화가인 조맹부(趙孟頫, 1254–1322)가 원 대덕 9년(1305)에 ‘군장노제(君璋老弟)’를 위해 쓴 글입니다. 먼저 부채가 눈처럼 희고 달처럼 둥글다고 하며 조물주가 인간의 힘을 빌려 만들어낸 더위를 식히는 훌륭한 도구라고 찬미합니다. 이어 사물을 통해 사람을 비유하며 부채처럼 아름다운 물건이라 하더라도 가을이 되면 높은 선반에 보관해 두어야 하듯 사람 또한 벼슬길에서 나아가고 물러남을 적절히 알고 처한 상황에 순응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이 작품의 서풍은 왕희지(王羲之, 303–361)를 계승하였으며 행서와 해서가 어우러진, 맑고 부드러운 필치를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건륭제(乾隆帝, 1711–1799)가 위·진 시대부터 명대에 이르기까지의 서예 명작을 모아 편찬한 『삼희당법첩』에 수록되었습니다.
북제
양자화(楊子華) 책을 교감(校勘)하는 그림 두루마리
옛 문인들은 길고 긴 여름철에 옛 책을 교감(校勘)하고 유물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곤 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북제 천보 7년(556)에 문선제가 여러 신하에게 황실의 창고에 소장된 서적을 교감하도록 명한 장면을 묘사한 것입니다. 그림 속 문인들은 평상에 앉아 기대거나 책상을 짚은 채 두루마리를 들고 교감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음악과 술, 음식 그리고 놀이가 흥을 더하고 있습니다. 문인들의 옷차림은 얇고 가벼우며 심지어 상반신을 드러낸 모습도 보여 한여름 활동의 분위기를 암시합니다. 또한 보스턴미술관 소장 북송 모본과 비교해 보면 이 작품은 후대에 모사되어 전해진 것으로 17세기의 모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일부 장면은 이미 사라졌지만, 옛사람들의 여름철 학문 활동을 떠올려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중화민국
상생백(商笙伯) 더위를 식히는 그림, ·담택개(譚澤闓) 행서 부채
이 쥘부채는 중화민국 초기의 글씨와 그림이 어울린 작품입니다. 그림 부분은 해파(海派)의 명가 상생백(商笙伯, 1869–1962)이 ‘몰골법(沒骨法)’으로 그린 여름철 과일 그림입니다. 화면 속 연밥이 들어있는 송이, 연근, 가시연꽃, 포도, 수박이 어우러져 흥미로운 구성을 이루며 명·청 이래 꽃과 과일 그림에서 자주 보이는 더위를 식히는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가시연꽃의 열매는 갈색에 가시가 돋은 형태이며 씨앗은 ‘가시 연밥’이라 불립니다. 이를 삶아 먹으면 열을 내리고 더위를 식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해집니다. 글씨 부분은 서예가 담택개(譚澤闓, 1889–1947)가 쓴 것으로 시선(詩仙) 이백(李白, 701–762)이 문학적 재능으로 얼음을 얻어 더위를 식혔다는 고사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송 문인들이 여름철 얼음을 깨고 얼음을 먹으며 즐겼던 사치스러운 풍류를 전하고 있습니다. 부채의 앞뒷면을 함께 감상하면 옛사람들이 더위를 식히며 누렸던 혀끝의 시원한 맛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오빈(吳彬) 한 해의 풍경과 풍속 그림 화첩 결하(結夏) 중요 유물
〈결하〉는 『한 해의 풍경과 풍속 그림』 화첩의 여섯 번째 장면으로, 문인과 여인이 굽은 다리를 거닐고 연못에서 배를 띄우며 물가 누각에서 더위를 식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물가의 누각 앞에는 얼음으로 차게 식힌 과일과 고대의 예기(禮器)가 어우러져 놓여 있으며 뒤편에는 얼음과 눈이 산처럼 높이 쌓여 누각 높이와 맞먹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는 한여름 속에서 애써 조성한 시원하고 우아한 정취를 보여줍니다. 『개원천보유사(開元天寶遺事)』에는 당나라 권세가들이 무더운 여름철 “큰 얼음을 가져와 장인에게 산 모양으로 깎게 하여 연회 자리 주위에 두었다”라는 호사스러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증보무림구사(增補武林舊事)』에도 송대 궁중에서 더위를 피할 때 “금 대야 수십 개를 설치하고 눈을 산처럼 쌓아 두었다”라는 겉치레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림 속 얼음산과 더위를 식히기 위한 장식은 이러한 기록과 서로 호응하며 옛사람들의 여름철 여가와 즐길 거리의 화려한 풍습을 보여줍니다.
장굉(張宏) 배 경주도 족자
이 작품은 1648년 음력 5월에 제작된 것으로 사찰의 탑과 나루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용선 경주의 성대한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버드나무 그늘이 드리운 강물 위로 세 척의 빠른 배가 오가고 있으며 깃발은 바람에 나부끼고 노를 젓는 사람들은 힘을 모아 배를 움직입니다. 이러한 광경은 관료들의 행차와 목동들의 구경을 불러 모았고 심지어 지붕 위에 올라가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하여 관과 민이 함께 즐기는 여름 축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화가 장굉(張宏, 1577–1652 이후)의 자는 군도(君度)로 명말 쑤저우(蘇州) 지역에서 활동하였으며 실경 사생에 뛰어났습니다. 이 작품의 구도 또한 화가가 직접 목격한 장면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이며 지역의 단오 용선 경기 풍경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원 순제 지정2년(1342)
원 조옹(趙雍) 마름을 따는 그림 족자
  • 국보
‘마름 따기’는 주로 여름과 가을에 마름 열매가 익는 시기에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뽕잎 따기와 연꽃 따기와 함께 고대 문인들의 시와 그림 그리고 악부(樂府)와 사곡(詞曲)에 자주 등장하는 여성들의 농사 장면 소재였습니다. 또한 남녀 간의 정을 연상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습니다. 이 작품은 원대 서화계의 지도자였던 조맹부(趙孟頫, 1254–1322)의 둘째 아들 조옹(趙雍, 1289–?)의 작품으로, 간결하고 담백하면서도 고풍스러운 필치로 다섯 척의 마름 따는 배가 마름잎 사이를 오가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화면 전체는 원대 문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을 중심으로 양쪽 풍경이 펼쳐지는’ 구도를 사용하였으며 두 그루의 소나무와 먼 산, 모래톱의 표현에서는 오대와 북송 산수화 전통에 대한 동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작(蘇焯)이 단오절에 아이들이 노는 장면
소작(蘇焯, 약 12세기)은 허난성 카이펑(開封) 출신으로 남송 화원의 대조(待詔)를 지냈으며, 북송 시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그린 그림의 대가 소한신(蘇漢臣)의 아들입니다. 도교와 불교 인물을 그린 그림과 인물화에 뛰어났습니다. 이 그림은 공필 채색 기법으로 단오절에 세 아이가 장난치며 노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한 아이는 두꺼비를 이용해 장난을 치고, 다른 아이는 놀라 몸을 웅크리고 있으며, 또 다른 아이는 이를 말리려 하는 표정과 몸짓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림 속 두꺼비와 석류는 각각 단오의 ‘오독(五毒)’과 ‘오서(五瑞)’를 상징하며 액운과 독을 물리치고 길한 기운을 맞이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옷에는 금니로 그린 용과 봉황 무늬가 장식되어 있으며 얇고 비치는 옷감 아래로 희고 통통한 다리가 은은하게 드러나 당시 관료 집안의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며 여름을 즐기던 계절의 운치를 보여줍니다.
송나라
송나라 사람 버드나무 그늘 아래 고사도
이 작품은 갈건(葛巾)을 쓰고 양당(裲襠)을 입은 한 고사가 상반신을 드러내고 버드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맨발로 짐승 가죽 위에 한가롭게 앉아 술에 취해 있으며 그 모습은 자유롭고 여유롭습니다. 갈건은 칡으로 만든 천으로 된 두건으로 시원하고 통기성이 뛰어나 옛사람들이 여름철에 즐겨 착용하던 복식이었습니다. 양당은 앞뒤 두 장의 천을 끈으로 연결한 평상복으로 위진남북조 시기에 널리 유행하였습니다. 고사의 차림새와 화면 속 늘어진 버드나무는 동진 말기에 자신을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칭한 전원시인 도연명(陶淵明, 365–427)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작품은 화면 구성과 필법, 채색 어느 면에서나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는 인물화의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피서산장도(避暑山莊圖) 및 건륭제 제시 서화첩 (1)
청 장약애(張若靄) 안개 어린 물결, 서늘함을 전하다
피서산장(避暑山莊)은 열하(熱河, 오늘날의 허베이성 청더(承德))에 위치하며 청대 황제가 여름철에는 더위를 피하고 가을에는 사냥을 즐기던 행궁입니다. 만주족의 산림 생활 특징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금성 밖의 중요한 정치와 외교 중심지이기도 하였습니다. 이 그림 〈안개 어린 물결, 서늘함을 전하다〉는 피서산장의 서른여섯 경치 가운데 첫 번째 경관으로 사신(詞臣)이자 화가인 장약애(張若靄, 1713–1746)가 청록 채색에 금니를 더한 기법과 조감(鳥瞰) 구도를 사용하여 산으로 둘러싸이고 호수에 접한 풍경 속 인적이 드문 고요한 여름철 분위기를 묘사하였습니다. 글 부분에 수록된 강희제와 건륭제의 어제시는 이 서화첩 첫머리에 실린 강희제의 어제 서문에서 언급된 군주가 더위를 피하면서도 나라 다스리는 일을 잊지 않겠다는 자기 다짐과 서로 호응합니다. 화면에 찍힌 ‘피서산장’ 인장은 이 화첩이 본래 피서산장에 소장되었던 것임을 알려줍니다.
중요유물
집고명회(集古名繪) 화첩 송 전선(錢選) 더위를 식히는 여인들
‘초량(招涼)’은 부채를 사용해 시원한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식히는 것을 뜻합니다. 그림 속 두 여인은 북송 시대의 단관(團冠)과 중루자화관(重樓子花冠)을 쓰고 가벼운 비단옷을 걸친 채, 손에 둥근 부채를 들고 정원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습니다. 정원 속 괴석과 접시꽃이 서로 어우러져 여름철의 정취를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집고명회』 화첩의 제17폭으로, 오랫동안 송말 원초의 화가 전선(錢選, 1235–1303 이후 현존)의 작품으로 전해져 왔습니다. 전선은 조맹부(趙孟頫)와 함께 ‘오흥(吳興, 오늘날 저쟝성 후저우(湖州))의 뛰어난 여덟 사람’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며 옛 그림을 모사하는 데 뛰어났습니다. 이 작품에는 낙관이나 인장이 없지만 맑고 우아한 채색과 섬세하고 수려한 필치에서 송대 회화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국립 고궁박물원 남원 - 아시아 예술 문화 박물관
Southern Branch of the National Palace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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